[윤장현] 오월, 가족을 다시 생각한다(2011.05.12)

by idryoon posted Mar 14, 2014

2011-05-12 오후 2:31:28 게재

 

 

윤장현(아시아인권위원회 이사)

 

광우병과 AI로 수백만마리의 가축이 살도살되어 매몰되고 이웃 일본의 원전사고로 대기 중 방사능 노출의 공포로 불안해도 오월의 산하는 푸르름을 더해가고 있다.

 

자연의 축복과 가족에 대한 감사의 계절이 오월인 듯하다. 어린이날, 어버이날을 보내며 가족의 소중함과 가정공동체의 일원임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가정과 사회와 국가는 미분화된 단위가 아니고 국가나 사회가 가정을 위해서 최적의 적분화를 해주어야 될 시스템으로 존재해야 한다.

 

정치, 행정, 기업, 학문, 언론, 문화 그리고 시민사회운동까지 우리의 가정과 우리의 후손을 위해서 존재하고 순기능의 역할을 해야 된다면 빗나간 논리일까?

모든 것은 삶을 향유하는 주체인 인간의 존엄을 위해서 작동되어야 한다. 출생해서 양육하고 교육받으며 일터를 갖고 가정을 꾸리며 세상을 뜰 때까지 사회와 국가가 더불어 책임지는 세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국가 존립의 최우선 가치는 가정이어야 한다. 국정의 중요한 기본목표 또한 민생을 평안하게 해주는 일이 되어야 한다. 개인과 가정의 꿈을 국가가 이루도록 도와주고 책임지며 확장시키는 일이 시민복지국가를 향한 국민들의 기대일 것이다.

 

조건과 상황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가가 고른 기회를 갖도록 노력하고, 공정한 게임의 법칙으로 법치가 이루어지도록 살피며, 약자와 소외된 이들을 돌보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갖게 하는 일이다.

 

가정의 안정 없이 사회의 안정을 기대할 수 없으며 당연히 민심이 이반되면 국가의 틀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세상의 모든 직책과 자리를 내놓더라도 가장의 자리는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으니 생존과 소유, 그리고 향유의 정도는 가장의 신분이 안정되고 일할 수 있는 기여도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다.

 

가정 안정 없이 사회 안정 기대못해

 

그래서 가족을 '식구'라 한다. 식구는 함께 여유롭게 한솥밥을 먹을 수도 있고 또 굶을 수도 있는 공동운명체이다.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키우고 가르치는 일이 '살림'이다. 유기생명체를 살려내는 일이요,사회적 동물로 세상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양육하는 일이다.

 

살림의 반대는 '죽임'이니 가족을 살리는 살림이야말로 인간의 숭고한 행위 중 하나이다.

 

가족과 가정을 다시 생각해보는 오월에 살림의 엄숙함을 무겁게 느낀다. 두 남녀가 한 가정을 이루면서 새로운 살림이 시작된다. 한 식구가 되는 것이다.

 

모셔야 될 부모와 한 식구가 되고 새로운 자녀를 얻게 되어 또 식구가 늘어가며 가정을 이루게 된다. 한솥밥을 먹게 되는 것이 식구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선 당연히 소유의 정도에 따라 삶의 여유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소유의 정도가 곧 삶의 질을 온전히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생활 속에서 자주 확인한다.

 

서로 배려하고 격려하고 더불어 꿈을 키워가고 향유할 줄 아는 관계 속에서 삶의 질이 달라지기도 한다. 감사하며 향유하지 못하고 소유의 극대화에 노예가 되는 순간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을 종종 확인할 수 있다.

 

서로 살려내고 더불어 살아가려는 살림의 삶이냐, 서로 경쟁하고 제압해가는 죽임의 삶이냐에 따라 행복지수는 달라진다. 지위와 재화와 학문의 성취 정도에 따라서만 성공의 척도를 삼는 삶의 방식으로는 무한경쟁의 전투적인 삶이 있을 뿐이다.

나만 아는 사람을 나쁜 사람이라 하기도 한다. 나만이 아니라 내 이웃 주위를 돌아보며 사는 사람이 넉넉하고 나눔을 줄 수 있는 사람이다. 나눔을 주는 사람이 우리들의 소중한 이웃이다.

 

건강을 잃지 않고 가정이 평안하고 반사회적 부도덕한 사람만 되지 않는다면 부족하고 어려워도 시간이 지나면 채워질 수도 있고 기회는 올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어려움은 있기 마련이다. 지금 어려운 어떤 일이 있다면 그 일 말고는 모두가 축복이다

 

꿈과 희망 일구어내는 터전

 

가정은 우리 인간들을 살려내는 둥지이며, 꿈과 희망을 일구어내는 터전이다.

 

엊그제 만났던 노조 책임자가 "구속되어 감옥에 가는 것은 이겨낼 수 있겠는데 아파트에 가압류가 들어오고 통장이 정지되어 아이들의 공과금 인출이 차단되니 아내와 자녀를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고 했다. 그 말이 내내 마음에 걸린다.

 

이 푸르른 오월! 가정의 소중함을 생각하고 우리 이웃 가운데 마음 아픈 사람들이 더 적어졌으면 정말 좋겠다.

 

 

내일신문

바로가기 : http://www.naeil.com/News/economy/ViewNews.asp?sid=E&tid=8&nnum=605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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