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우리와 다르다’는 것(2011.08.05)

by idryoon posted Mar 14, 2014

2011-08-05 오후 12:14:07 게재

 

 

'우리와 같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사람들은 여러 가지 반응을 나타낸다. 다르다는 것에 대한 생경함에서부터 불안감, 열등감에 이르기도 하고 신선함과 경이로움까지 다양한 반복학습을 통해서 세상과 조우하게 된다.

 

남과 여, 노년과 유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배운 자와 배우지 못한 자, 다른 신을 섬기는 자, 다른 인종과 다른 국적을 가진 자, 다른 직업을 가진 자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다름'의 인식을 통하여 함께 살아가야 한다. 그러하니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또 이해하며 살아가는 것이 개인의 삶이나 인류의 역사의 중심을 관통하고 있다 하겠다.

 

획일성이 주류를 이루었던 역사는 늘 갈등과 억압과 폭력과 분쟁으로 점철됐다. 최근 세계인을 경악케 했던 노르웨이의 끔찍한 참상 또한 획일성의 강요에서 출발한 것이다. 지금 우리는 함께 성찰하고 극복해 나가야 할 심각한 과제에 마주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범인을 과대망상의 정신질환자로만 치부할 수 없는 것은, 이미 그런 인간이 준동할 수 있는 사회 병리적인 악의 터전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음습하게 퍼져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이 더욱 심각하게 보이는 이유는 세계를 움직이는 주류 사회인 서구 백인, 기독교 국가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비주류인 중동, 무슬림 국가에서 일어났던 각종 테러와는 성격과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짧은 견문이지만 지구촌 여기 저기를 다니다보면 공통의 상황을 인식하게 된다. 그것은 종교가 그들의 전통과 생활양식, 행동의 규범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이다. 한 인간이 태어나서 교육 받고 가정을 이루며 그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데 종교만큼 의식과 행동에 영향을 주는 것은 없다. 그러하니 종교가 다르면 바로 '이교도'라는 관계가 설정되어 버린다.

 

나눔의 손길이 필요한 때

 

모든 종교는 인간이 위로 받고 사랑을 베풀고 구원받는 삶을 영위하기 위함이지만 지난 인류의 역사 속에서 점철된 종교 간의 피비린내 나는 갈등의 역사는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이교도'라는 의식으로 잠복되어 있다.

 

특히 종교적 주류 세력은 쉽게 군림과 억압으로 지배하려는 속성을 보인다. 당연히 비주류(이교도)는 반동적 저항적 몸짓을 할 수밖에 없다.

 

폭력을 통한 힘의 지배 논리, 법치만을 우선하는 국가주의, 자신들만의 종교를 우선하는 배타적 신앙 등과 맞닥드릴 때 우리는 '다양성'이라는 큰 보자기로 이를 감싸야 한다. 관용과 이해로 다름을 녹여내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

 

특히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순혈주의가 강하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단일민족이라는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학습을 받아왔다. 아울러 애국심을 충효의 근간으로 삼았으니, 전형적으로 국가주의, 민족주의가 우선시 되는 사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자칫 생명 평화 공존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충돌을 일으킬 수도 있다. '백의민족' '단일민족'보다 더 중요한 것, 모든 것에 우선하는 것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인간의 존엄'이다.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규범이야 당연히 우선시 되어야 하겠지만 그 어느 체제도 인간의 존엄을 구속해서는 안된다.

 

근래 들어 다문화가정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부각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들이 전개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다문화 문제는 한국사회의 과제이기도 하지만 잘 풀어나갈 때 지구촌의 희망 모델이 될 수도 있다. 너와 내가 다름을 인정해야 다양성을 향한 발걸음이 시작된다. 차이와 차별을 함께 걱정하는 나눔의 손길이 필요한 때이다.

 

'나뿐인 사람'은 곧 나쁜 사람

 

다문화가정주부의 친정 나들이와 함께 의료 진료나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은 단순히 당사자만의 기쁨이 아니라 그 나라 지역사회에 커다란 감동을 준다.

 

무릇 인간의 소중한 덕목 가운데 하나는 안타까워하고 걱정하는 측은지심이다. 상황에 안주하지 않는'건강한 분노'가 우리를 행동에 나서게 만든다. 이는 스스로 귀한 삶을 살아가는 주체가 되는 일이다.

 

너와 나의 다름이 차별이 되어서는 안된다. 모든 인류가 다양함을 인정하고 함께 가지 않는다면 세상 그 누구도 안전하게 살아갈 수 없다.

 

교육과 깨침을 통하여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세상이 곧 더불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라는 믿음을 갖는 일이 지구촌 시민으로서 갖추어야 될 첫번째 덕목인 이유다.

 

요즘 세상에서 가장 '나쁜 사람' '나 뿐인 사람' 아니겠는가!

 

 

내일신문

바로가기 : http://www.naeil.com/News/economy/ViewNews.asp?sid=E&tid=8&nnum=617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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